어느 날, 지방 거래처에 물건을 싣고 가서 물건을 다시 가져와야 하는 일이 있었다. 화물 회사에 전화를 하여 기사님과 같이 포항에 내려가는데 가는 길이 너무 길었다. 너무 심심하고 지루한 나와는 달리 기사님은 콧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가고 계셨다. 나는 궁금해져서 물어보았다.
“기사님은 어떻게 그렇게 즐겁게 길을 가시나요? 매일 하는 운전인데 비결이 있으신가요?”
기사님의 답변은 환상적이었다.
“운전은 내비게이션이 하는 거구요. 저는 지금 눈으로 관광을 하며 감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직업은 정말 축복받은 직업이에요. 저기 저 산 보이세요? 저 산 밑에 기가 막힌 약수터가 있어요. 저는 장거리를 내려오면 가는 길에 반드시 두 군데 정도 들러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올라와요. 그것들이 제가 즐겁게 사는 에너지가 된답니다.”
그렇다. 비전이라는 내비게이션이 나를 인도해 방향이 맞게 가고 있는 것이고, 나는 그 안에서 소소한 과정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해주기만 하면 된다. 그럼 인생이라는 길이 곧 즐겁게 여행하는 것과 같이 느껴질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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